티스토리 툴바




경기도교육청이 "모든 어린이들이 적어도 학교에서만큼은 차별없이 처우받아야 하는 것은 교육의 기본원칙"임을 강조 하면서 2014년까지 도내 초중학생 전원에게 무상급식을 실현하고 모든 학습준비물을 학교가 지급하도록 하기로 했다. 이에대해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서민들과 어렵게 사는 사람들에게 무상급식을 하는 것이 복지이지, 가진 사람들과 부자들에게 무상급식하는 것은 복지가 아니다”라며 “국민 세금을 쓰지 않아야 할 곳에도 쓰는, 어떻게 보면 좌파 포퓰리즘”이라고 주장했고 조선.동아는 사설을 통하여 "무상급식을 공약화하는 것은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즘이며 자원배분을 왜곡하고 국론을 분열시켜 아르헨티나와 같은 국가부도사태로 이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농촌마을에서 도시락을 싸들고 초등학교를 다니던 필자의 어린 시절 점심시간을 기억해 보면  당당하게 도시락을 펴놓고 시끌. 깔깔거리며 먹는 아이들은 말 그대로 평범한 반찬을 준비한 아이들이고 도시락을 뚜껑으로 가리고 먹는 아이들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었는데 당시에 최고급으로 여기던 계란말이 등으로 반찬 메뉴가 특별하여 친구들이 빼앗아 먹을까봐 가리거나 콩조림 하나로 식사를 해야 하는 가난한 아이들이 챙피해서 가리는 경우가 많았다. 도시락을 아예 준비조차도 못하는 아이들은 친구들의 도시락을 전전하며 한입에 한입을 더하여 배를 채우거나 자존심이 강한 친구는 같이 먹자는 친구의 권유에도 “ 나 배고프지 않아 ” 라는 말만 남기며 물 한 컵 들이 들이마시고 운동장에서 뛰어놀다가 들어오곤 했다.

당시 일선학교에서도 굶는 아이들의 문제는 심각하다고 생각을 했는지 집안 형편이 괜찮은 몇몇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두 개씩 준비해 등교하라는 담임 선생님의 지시가 떨어졌고 필자는 농촌마을에서 숙부님의 보호 아래 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형편이 좋은 집으로 분류되어 한동안 도시락을 두 개씩 싸가지고 등교를 해야 했다. 점심시간이 되면 도시락 한 개를 지정해준 친구에게 주어 함께 식사를 하곤 했는데 도시락을 친구의 책상에 올려주면 그 친구는 선뜻 도시락 보자기를 풀지 못하고 한동안 도시락을 바라보다가 다른 친구들이 어느 정도 먹을 때쯤이 되어서야 천천히 도시락을 풀고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점심을 먹곤했다.


당시에 필자는 어리고 철이 없어서 몰랐지만 나중에서야 그 시간이 그 친구에게 얼마나 길게 느껴졌을까.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나서야 도시락 보자기를 풀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을 아파하던 그런 기억을 갖고 있다. 더 가슴이 아픈 것은 학년이 올라가며 2년 동안 도시락을 건네준 두 친구는 도시락을 건네주던 시점부터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사이가 되어 버렸고 지금도 그 친구들과는 교류 자체가 안된다는 것이다. 지금 급식비를 못 내 많은 친구 앞에서 담임교사의 호명을 받는 아이들이 얼마나 비참한 심정으로 자신의 저주스런 이름 석 자를 되뇌이고 있을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런 기억을 가진 필자는 경기도 김상곤 교육감이 주장하는 "우리 교육 목표를 '자아가치 교육'으로 바꿔, 아이들이 자아실현이라는 꿈을 갖게 하자"며 "그를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본인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지식과 생활을 통해 익히고 체득하게 하자" "흔한 말로 아이들이 개념도 없이, 몰가치하게 살아가게 해서는 안 된다"며 "삶의 의미를 자기 스스로 느끼고, 만들어 가는 삶의 되는 교육을 해야한다“ 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일선 교육현장에서 벌어지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면무상급식 도입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부자인 아이들에게 무상급식을 하는 것이 예산낭비라면 부자인 아빠에게 세금을 더 내라고 하자. 무상급식 다음에 어떤 이슈가 등장할지 미리 재단하여 포플리즘이란 단어로 방어체계를 구축하지 말자. 정치적으로 말하지 말고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자.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2010년 기성세대로
기억될까 두렵다.  


학생들에게 있어 무상급식은 복지차원을 넘어 학창시절에 습득하는 “자아”를 정상적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본단계이며 정상적인 자아습득과 실현으로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고 여기에 국가에서 받은 것을 되돌려 준다는 개념까지 탑재할 수 있는 교육이 실현된다면  그것이 곧 대한민국 교육이념인 홍익인간을 양성해 나가는 길이라고 필자는 굳게 믿고 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1. 밋첼™ 2010/03/11 12:3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초등학생 무상급식에... 국가부도사태 라는 말까지 나오는군요.
    정말이지 할 수만 있다면 생각없는 그 머릿통들에 귓방망이좀 날려주고 싶습니다.

    •  address  modify / delete 2010/03/11 19:38 365해피데이

      낭비되는 예산. 쓸데없는 곳에 쏟아붓는 예산만 아껴도 되는 일인데 말입니다. 그걸 몰라서 그런 황당한 말들을 하는 것은 아니라 이데올로기의 변화를 두려워 한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들 문제도 곱게 볼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좀 아쉽죠(^^)

  2. manwon 2010/03/20 18:2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정치판에서 역지사지를 모르는 것인지... 역지사지하면 손해를 보는 것인지...
    왜곡하고 딴지거는 창의력은 아이슈타인 감 같습니다.
    좌파->포퓰리즘->아르헨티나와 같은 국가부도... -> 그들만의 논리의 비약적인 발전이군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면 좋겠는데.. 상식을 추월해버리네요.. 헐..
    뜻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  address  modify / delete 2010/03/20 19:03 365해피데이

      무상급식>나라 거덜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공식도 있는데요. 정말 상상초월입니다. 주말 포근히 보내세요 (^^*)